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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기본소득]⑧ "기본소득, 경제성장에 도움 되나" 세계는 논쟁중


http://media.daum.net/economic/finance/newsview?newsid=20160928055504879 

 

“기본소득은 미래의 급변하는 노동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며 미국 사회에 다시 활력을 가져올 대안이다.” (찰스 머레이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

"지금 당장 우리의 직업이 전부 사라져버린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이 노동을 포기하게 만드는 막대한 지출을 해야 하는가.”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경제학 교수)

‘기본소득은 경제에 도움이 될까.’ 요즘 전세계 경제·정치·사회 학계의 뜨거운 화두다.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기본소득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고 기존 복지제도의 비효율을 없애는 동시에 4차 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응할 수 있게 해 경제 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기본소득(basic income)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두고 전세계 경제 정치 사회학계에서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제공기본소득(basic income)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두고 전세계 경제 정치 사회학계에서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제공

반면 일부 학자들은 기본소득이 노동비용을 증가시켜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을 낮추고, 기존 복지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비해 지나친 비용이 들고 소득 재분배 효과도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기본소득 도입이 오히려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한다.

① 을(乙) 벗어나는 근로자, 노동시장에 독(毒)인가

경제학자들은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노동시장에서 근로자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동안 근로자들이 임금을 올리고 내릴 권한을 가진 사업주에게 철저히 을(乙)이었다면, 기본소득 도입으로 월급에 덜 얽매이게 되면서 센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5일(현지시각) 헝가리 야스페니사루시(市)에 있는 삼성전자 헝가리 공장에서 작업대에 선 직원들이 TV의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 삼성전자5일(현지시각) 헝가리 야스페니사루시(市)에 있는 삼성전자 헝가리 공장에서 작업대에 선 직원들이 TV의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 삼성전자

필립 반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 벨기에 루뱅대 교수를 비롯한 기본소득 찬성론자들은 근로자의 협상력 강화가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매달 일정금액의 기본소득을 받게 되면 당장 돈을 벌기 위해 임금이 낮거나 근무 환경이 열악한 직업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진다.

사람들이 마음에 드는 직업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자유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요즘 노동시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수요와 공급의 미스 매치가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든다. 사람들이 구직활동 대신 직업 교육이나 훈련에 참여할 여건도 마련되면서 인적자본도 발달할 수 있게 된다. 창업 친화적인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점도 경제 성장에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협상력 강화가 경제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근로자들이 높은 임금이나 좋은 근무 여건을 요구하거나 혹은 임금은 낮지만 편한 직업에 몰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사업주가 지불해야 하는 임금이 올라가면 자기자본이익률이 하락하며 국내총생산(GDP)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시로 파업에 들어가는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 노조를 보면 근로자의 강한 협상력이 기업과 국가 경제에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 이해할 수 있다.

② 기존 복지 축소 vs 개선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기존 복지제도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줄어 경제에 기여한다고 찬성론자들은 주장한다. 지금의 복지제도에 들어가는 비용 중 상당수가 수혜자를 가려내기 위한 것인데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 관련 기관은 축소되고 행정 공무원 수요도 줄어든다. 미국 우파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는 작년 보고서에서 "기본소득은 소득 재분배를 위한 제도 중에서 가장 단순하고 정부 개입이 적은 방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연간 1만3000달러의 기본소득을 21세 이상 성인에게 지급하는 모델이 제안됐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정치학자인 찰스 머레이 연구원은 “3000달러는 의료 보험에만 쓰도록 하고 나머지는 통장에 입금함으로서 받는 사람이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레이는 “이때 연간 수입이 3만달러 이상인 사람에 대해서는 누진 소득세를 매겨, 기본소득이 근로 의욕을 꺾는 문제를 해소하면서 재원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CBPP)는 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연간 2조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조선일보 DB미국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CBPP)는 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연간 2조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조선일보 DB

머레이는 "현 복지제도 하에서도 많은 미국인들이 다른 사람의 소득에 기대 일을 하지 않고 산다"면서 "작년 통계를 보면 25~54세 남성 중 18%, 여성은 23%가 일을 하지 않는데 이는 일을 하는 순간 많은 복지 혜택을 잃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 복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경제학 교수는 "근로소득장려세제(EITC)를 확대하거나 미취학 아동에 대한 보조를 늘리면 기본소득 도입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기존 복지 제도에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CBPP)에 따르면 미국의 사회보장제도를 지출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행정비용은 예산의 9분의1 정도다. 대부분의 예산이 저소득 가구의 소득을 늘리고 구매력을 올리는 데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 스승으로 알려진 제이슨 퍼먼(Jason Furman)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현재 미국의 복지 시스템에 대해 옹호하면서, 기본소득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퍼먼은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현재 소득 하위 50%에 혜택을 주도록 설계된 복지 체계가 왜곡돼 소득 불평등이 심화된다"면서 "정부는 사회보장 시스템을 계속 개선하는 중이며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정부의 의료, 식품 부조가 극빈층에게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③ 4차혁명, 기회 vs 위기

①구글이 선보인 ‘자율 주행차’. 내부에 운전대, 가속·브레이크 페달이 없다. ②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한 무인 자율 주행 미니버스 ‘EZ-10’. ③기아자동차 관계자가 자사 승용차에 적용된 자율 주행 기능을 실험하고 있다. ④작년 11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가 자율 주행하는 모습. /구글·블룸버그·기아차·장련성 객원기자①구글이 선보인 ‘자율 주행차’. 내부에 운전대, 가속·브레이크 페달이 없다. ②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한 무인 자율 주행 미니버스 ‘EZ-10’. ③기아자동차 관계자가 자사 승용차에 적용된 자율 주행 기능을 실험하고 있다. ④작년 11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가 자율 주행하는 모습. /구글·블룸버그·기아차·장련성 객원기자

최근 기본소득이 주목받게 된 계기인 '4차 산업혁명'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도 논쟁이 치열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정부가 기본소득을 도입해 사회 안전망을 갖춰 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오히려 경제에 새로운 성장 기회로 작용한다고 보는 쪽은 기본소득 도입이 성급한 오판이라고 주장한다.

제2의 기계시대의 저자이자 정보 경제학자인 에릭 브린욜프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자동화,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서비스는 언젠가 수많은 직업을 없앨 것이지만 막대한 부와 번영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서 "4차혁명으로 인해 발생한 부를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말이 되지만 지금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4차 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 ZEW의 멜라니 안츠(Melanie Arntz) 등 3명의 경제학자는 지난 5월 OECD에 제출한 '직업 자동화 리스크' 보고서에서 "향후 OECD 주요 21개국에서 자동화 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은 현재의 9% 정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현재 직장에서 하는 업무는 협업과 얼굴을 마주 보고 해야 하는 일 등 로봇이 해내기 어려운 일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이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경제·사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래 기술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과거에 비해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과거 마차를 타고 다니던 때 자동차와 트럭이 발명됐을 때는 운전수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지만 조만간 상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무인 자율주행차는 직업을 없애는 결과를 낳는다. 3D프린터기와 건물 자체를 출력하는 기술인 적층 도형 기술은 생산업, 건설업에 종사하는 1400만명의 직업을 뺏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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