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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채식인

작은 사랑의 몸짓


글쓴이 : 송현정

어릴 때부터 과일과 야채를 좋아한 나는 밥 대신 주식이 될 정도였다.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있어 몸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며 실험하기를 즐겼다. 그러던 어느날 채식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얻게 되었다. 물론 직접적인 동기는 명상법을 배우면서였다. 그러나 그것이 나에게 낯설지 않았고 큰 기쁨과 삶의 전환이 되었다.

채식은 생활양식의 변화였다. 음식이 달라짐과 동시에 인간관계가 달라지고 시간 활용이 달라지고 급기야 정신이 달라졌다. 처음 시작할 때는 번거로움과 예민한 주의가 필요했다. 식구랑 식사할 때 껄끄러움, 직장생활에서 동료들의 야유와 비난 섞힌 말투, 식당에서 식사할 때 메뉴에 대한 꼼꼼한 설명들 등등..

 

하지만 이런 과정들이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은 나의 변화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난 달라지고 있었다. 이제 나에게 고기는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생명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학교 회식이 있어 어딘지도 모르게 따라간 일이 있었다. 조금 있으니 개고기가 덩이 채 나오고 있었다. 순간 참을 수 없는 구토와 슬픔이 치밀어 올라와 도저히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어 뛰쳐나오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집에 와서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괴로왔었다.

 

어느 날은 냉면이 하도 먹고 싶어 어머니랑 식당에 갔었다. 종업원에게 주문할 때 아무 양념도 넣지 말고 면만 달라고 졍?양념만 빼고 고기덩이와 계란을 얹어주었다. 다른 날 기회가 있어 냉면을 주문하였는데 그 전 생각이 나서 면에 고기와 계란을 빼달라고 했더니 면 위에 고기와 계란은 빼고 생선을 얹어주었다. 오 맙소사. 그 후로는 냉면에 대한 미련을 모두 거두었다. 이제는 별 생각이 없다.

집에서는 초기에 어머니께서 굉장히 걱정을 하셨다. 하소연조로 어머니께서는 손님이 올 때마다 말씀하셨다. "옛날에는 그래도 멸치 머리는 먹었는데.....저러다 큰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채식을 계속하니, 이제는 먹을 수 있게 음식을 만들어 주시곤 하신다. 형제들도 마찬가지다. 오빠는 놀린다고, "정아, 요즘은 스님들도 잘 드신다는데.." 씩 웃으면서 대꾸를 안 하면, "정말 좋으냐?" 당연히 식구들 식사모임은 빠지게 되고 집에서 같이 먹더라도 이제는 알아서 배려가 된다.

 

학교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진다. 많이 들었던 말 중에는 "선생님 이것도 안 먹어요?" 신기한 동물 구경하듯이 나의 식사법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계셨다. 역시 대처방법은 묵묵부답이었다. 왜 안 먹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단순한 호기심으로 물어볼 때는 그냥 웃고 넘겼다. 어떤 분은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 나의 생각을 표현해 주기도 했다.

특히 어떤 학생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채식에 관한 책자를 주기도 하였는데 결국 그 학생은 내가 하는 수행법을 배워 같이 수행하고 있다. 나는 운좋게도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이 있어 채식요리도 함께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이제는 이런 식사가 전혀 불편하지 않고 생활이 되어버렸다.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도 차츰 없어지고 갈수록 소박하게 식사하게 되니, 시간적,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절약이 된다. 뭘 먹을까 생각하는 그 시간에 독서와 명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몸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잔병이 없어지고 몸이 가벼워져서 상쾌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나한테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영적인 변화다. 그 전에 관심이 없었던 동물, 식물, 많은 미물에 마음이 가는 체험을 하곤 한다. 어느 날 그들이 눈에 들어오고 애정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한결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명상을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에 내 주위에 채식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 있다. 처음에는 부담 안가게 눈에 들어나는 것만 주의를 가지게 한다. 차츰 그들이 익숙해지면 빵, 과자 속의 계란이나 김치 속의 젖갈도 주의를 주려한다. 그러면서 난 느낀다. 내가 그들에게 채식을 권하기 전에 나 스스로 '생명에 대한 감사와 존중함이 생활 속에 배여 있는가?' 돌아본다.

 

어떤 때는 과자 속의 쇼트닝 하나라도 지적하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너무 무심하게 대한다든지, 나의 생활방식위주로 그들을 판단하려 할 때가 있다. 그때는 내가 채식을 왜 하고 있는지 정말 참회를 하게 된다. 채식을 위한 채식은 아닌지, 스스로 우월감 내지 자만심을 부추키는 채식은 아닌지, 냉정히 돌아본다. 채식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선택 중 하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랑의 몸짓이다.

- 경남 마산시 회원구 송 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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