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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 없는 도시 상상해봤어?


http://media.daum.net/economic/all/newsview?newsid=20160824103945111 

 

[경향신문]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들은 차를 하루에 얼마동안 사용할까. 대개의 경우 50분 미만으로 하루 23시간 이상 차를 놀린다. 차를 굳이 소유해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출퇴근 길에 대부분 한 두 사람만 타고 다니는 자가용 승용차는 여러 사회적 비용을 야기한다. 운전자 본인을 포함해 사람들은 자가용 차량 운행 증가로 인한 교통 혼잡과 환경 오염, 교통 사고의 위험을 안게 된다.

자동차는 개인의 취향과 부를 드러내는 일종의 상징물이라는 성격도 있어서 이용 행태를 합리성으로만 재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 자가용 소유와 운행으로 인한 개인적 효용은 사회적 비용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시기에 이르렀다. 일상이 되어버린 기상 이변이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는 화석 연료 사용에서 기인한다. 우리가 편하자고 타고 다니는 차량이 이런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다행히 우리는 기술 발전으로 이동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갖게 됐다. 공유 경제와 데이터 기반 교통 정책이다. 자동차의 소유를 포기하고 모든 이동 수단을 대중 교통과 공유 차량으로 대체한다면 도시에 어떤 변화가 올까?

포르투갈 리스본 시가 모습. Photo by Andreas Rentz/Bongarts/Getty Images/이매진스포르투갈 리스본 시가 모습. Photo by Andreas Rentz/Bongarts/Getty Images/이매진스

■리스본 시에서 자가용을 없앴더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비정부기구인 국제교통포럼(ITF)은 지난 7월5일‘공유 이동 :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혁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포르투갈 리스본시에서 모든 자가용과 버스를 공유 차량으로 대체한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가 담겨있다. 실험에서 공유차량은 6인승의 ‘공유 택시’와 8~16인승의 ‘택시 버스’로 나뉜다. 공유 차량은 환승 없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승객을 이동시켜 주는 것으로 가정했다. 열차와 지하철 이용은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국제교통포럼(ITF)이 포르투갈 리스본 시에서 진행한 공유 차량 도입에 따른 영향 평가 시험에서 가정했던 공유 차량의 두 가지 유형을 설명하는 표. 출처:http://www.itf-oecd.org/sites/default/files/docs/shared-mobility-liveable-cities.pdf국제교통포럼(ITF)이 포르투갈 리스본 시에서 진행한 공유 차량 도입에 따른 영향 평가 시험에서 가정했던 공유 차량의 두 가지 유형을 설명하는 표. 출처:http://www.itf-oecd.org/sites/default/files/docs/shared-mobility-liveable-cities.pdf

국제교통포럼의 연구진은 필요 차량의 수, 차량의 총 운행거리, 교통 혼잡, 이산화탄소 배출량, 공공 부지 활용 등 여러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조사했다. 공유 차량 도입으로 인한 직장과 교육, 의료시설 접근성 변화 등 사회 통합에 미치는 영향도 평가했다.

실험 결과 교통과 환경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가 예측됐다. 현재와 동일한 이동 수준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차량의 수는 현재의 3%로 줄었다. 교통 혼잡은 거의 완전히 사라지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34%가 감소하는 걸로 나왔다. 공공 주차 공간은 95%가 필요 없어진다. 혼잡시간대 총 차량 주행거리는 37%까지 줄어든다.

자동차 한 대가 운행하는 시간은 하루 50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난다. 한 시간당 공유 차량이 운행하는 거리는 현재 차량 1대가 주행하는 거리의 10배에 달한다. 차량 수명이 짧아지면서 새 기술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탄소 배출이나 에너지 효율에서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을 더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고 전기가 충분히 탈탄소화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면 차량 운행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차량 주행 거리 단축도 환경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시가 모습. Photo by Andreas Rentz/Bongarts/Getty Images/이매진스포르투갈 리스본의 시가 모습. Photo by Andreas Rentz/Bongarts/Getty Images/이매진스

포르투갈 리스본대학의 교수를 지냈던 호세 비에가스 국제교통포럼 사무총장은 “공유 차량은 자원을 더 잘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며 “자동차가 점유하는 공간을 줄이고 더 적은 수의 자동차들이 더 많은 거리를 달리면서 자동차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리스본 시 자체의 인구는 약 55만명이지만 시뮬레이션은 인구 약 280만명인 ‘리스본 메트로폴리탄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국제교통포럼에 따르면 더블린과 헬싱키, 오클랜드를 비롯해 비유럽권 두 곳의 도시가 리스본에서 진행된 것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할 예정이다. 비아가스는 “추가로 5개 도시에서 우리의 모델을 시험할 것이다”며 “공유 이동이 최대의 효과를 낳도록 적용하는 방안에 관한 이해를 높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시민들이 강가 옆에서 쉬고 있다. Photo by Chris Jackson/Getty Images/이매진스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시민들이 강가 옆에서 쉬고 있다. Photo by Chris Jackson/Getty Images/이매진스

■차량 공유로 건강해진 도시

차량 공유에 따른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시민들이 공유 차량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로 먼저 시간과 비용 절감을 들 수 있다. 공유 차량 이동은 거의 모두 환승 없이 직통이다. 실시간 교통 데이터와 차량 행선지 데이터를 이용해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차량이 배정된다. 차량의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면 교통 비용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대중 교통을 확장하는 데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비용 감소의 측면에서 즉각적인 효과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리스본 시에서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택시의 수는 현재의 3000대에서 6000대로 증가하고, 버스는 500대에서 1000대로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른 비용 증가의 절반 정도는 운전사의 인건비가 된다. 비에가스는 “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차량 대수 증가에 따른) 추가 경비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차량 공유로 인한 또 다른 긍정적 효과는 주차 공간의 축소다. 리스본 시를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 축구장 210개에 해당하는 크기의 주차 공간(*)이 불필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공간을 공공 정원으로 만들거나, 인도나 자전거 도로를 넓히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의 오락 공간이나 물류 센터와 같은 상업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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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차장 면적은 439만4756㎡이다. (2014년 12월말 기준 주차장 30만2719개소, 주차면수 382만1527개에 주차면수 1곳당 일반형 규격 면적 2.5m×5.0m = 11.5㎡를 적용한 결과) 민간을 제외한 시영과 구영의 주차면수 20만3198개소의 주차면적은 233만6777㎡(2.33㎢)로 서울 여의도 면적(2.9㎢)보다는 조금 작고 잠실야구장(26,331㎡)보다는 88.74배 크다. 공유 차량 도입으로 주차장이 필요없게 되면 이 중 상당수가 공용 공간으로 풀릴 수 있다. 물론 주차 공간의 다수는 지하에 있으며, 공유차량을 위한 주차공간도 필요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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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의 효과

 

미국 자동차 보험회사 AAA는 2010년에 구입한 소형 승용차를 소유·운영하는 데 드는 총비용을 연간 5635달러(약 619만원)로 추정했다. 이 금액의 4분의 3을 넘는 4381달러는 차량 운행 여부와 관계 없이 차량 소유자가 내야 하는 고정비용이다. 대다수는 차량 소유에 따른 고정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카셰어링은 차량을 소유함으로써 내야 하는 모든 비용을 시간 또는 하루 단위의 요율로 환산한 뒤 이를 카셰어링 회원에게 이용료로 징수한다. 이러한 ‘운행 비례 지불’(pay-as-you-drive) 방식은 지역 사회에 크게 몇 가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먼저 차량 운행 감소를 들 수 있다. 운행에 비례해 요금을 내게 하는 방식은 자기 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차량 운행을 44%가량 줄여준다. 회원들이 차량 운행을 적게 할수록, 그리고 차량 운행에 따른 비용을 체감하게 되면서 지역 내부 자원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차로 이동해야 하는 먼거리에 있는 대형마트를 찾기 보다 집에서 가까운 상점을 이용하게 되는 식이다.

주차 수요도 줄어든다. 활용도가 낮은 개인 승용차들이 팔리고 공유 차량이 이를 대체한다. 1999년 이래 진행됐던 조사 결과 11개를 보면 평균적으로 카셰어링 회원들의 23%가 회원 가입시 자가 차량을 팔았고, 49%는 차량 구입을 회피했다. 이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하면 회원 수 대비 카셰어링 차량 비율을 보수적으로 잡아 40:1이라고 가정할 때 공유 차량 1대가 도로 위의 어디선가 9~20대의 자가용 차량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지속가능한 교통계획 및 설계(제프리 툼린·한울·2015)>

이번 연구에서는 공유 차량 도입에 따라 필요 차량의 수가 최대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나왔다. 국제교통포럼의 이전 연구에서는 대량 교통 수단과 라이드 셰어링(**)이 결합된 경우 24시간 평균을 기준으로 90% 이상의 차량이 불필요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표1) 출퇴근 시간대만 비교할 경우 같은 수준의 이동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차량의 수는 현재의 35% 수준이다.(표2)

표1. 출처:국제교통포럼표1. 출처:국제교통포럼표2. 출처:국제교통포럼표2. 출처:국제교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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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공유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차량 자체를 공유하는 카셰어링과 차량을 함께 타는 라이드셰어링이다. 카셰어링보다는 라이드셰어링이 필요 차량의 수를 더 큰 폭으로 줄인다. 카셰어링은 탑승자가 한 명으로 그칠 수도 있으나 라이드셰이링은 2~3명이 하나의 차량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구 육지 면적의 5% 미만을 차지하는 도시에 지구인 절반 이상이 산다. 지구 전체 부의 70%가 도시에서 생산되고 지구 전체 자원의 80%가 도시에서 소비된다. 도시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전체 배출량의 70%를 차지한다. 도시에서의 에너지 생산, 소비에서의 변화가 지구 전체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도시화는 미래 사회에서도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다. 2014년부터 2050년까지 도시에 이뤄지는 이동 건수는 400조건으로 예상된다. 도시 내 이동건수의 급증은 교통과 안전, 도시 공간 사용, 기후변화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유 차량으로 이동 수요를 해소하면 도시화가 주는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소득·교육·건강 불평등 완화에 기여

만성적인 교통 체증 해소와 비용 절감, 기후 온난화 대응 외에도 공유 차량 도입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크다. 연구진은 고용 기회가 증가하고 건강과 교육의 질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유 차량을 이용하면 이전까지 공공 교통망에서 소외된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진다. 시뮬레이션 결과 30분 이내로 도시 내 일자리의 75%에 도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직장 접근성이 좋은 상위 10%의 사람들이 3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는 직장의 수와 직장 접근성이 낮은 하위 10%의 사람들이 3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는 직장의 수 간의 배율(P90/P10)이 공유 차량을 도입한 이후 17.3에서 1.8로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 외곽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출근 시간이 길어지는 현재의 불평등 양상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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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색으로 표시된 지역일수록 교통 접근성이 좋다. 자가용과 버스 대신 공유 차량을 도입할 경우 도시 외곽 지역의 직장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국제교통포럼 ‘공유이동(shared-mobility)’ 보고서 (http://www.itf-oecd.org/sites/default/files/docs/shared-mobility-liveable-cities.pdf)
빨간 색으로 표시된 지역일수록 보건 시설 접근성이 좋다. 자가용과 버스 대신 공유 차량을 도입할 경우 도시 외곽 지역의 보건 시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빨간 색으로 표시된 지역일수록 보건 시설 접근성이 좋다. 자가용과 버스 대신 공유 차량을 도입할 경우 도시 외곽 지역의 보건 시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빨간 색으로 표시된 지역일수록 교육 시설 접근성이 좋다. 자가용과 버스 대신 공유 차량을 도입할 경우 도시 외곽 지역의 교육 시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빨간 색으로 표시된 지역일수록 교육 시설 접근성이 좋다. 자가용과 버스 대신 공유 차량을 도입할 경우 도시 외곽 지역의 교육 시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시설과 교육 시설에의 접근성도 비슷한 개선 양상을 보였다. 의료 시설 접근성이 가장 좋은 10%의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10%의 사람들이 30분 이내로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비율은 현행 39.0에서 2.5로 대폭 줄었다. 교육 시설 접근성에서 ‘P90/P10’ 배율은 29.2에서 2.0으로 줄었다.

공유 차량은 결국 저소득층의 교통 접근성과 사회 통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비에가스 사무총장은 “수송 능력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환경에 이롭다”며 “또한 모든 사람에게 폭넓게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사회를 더 평등하고 포용적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헬싱키 “2025년부터 자동차 소유 필요 없다”

자가용이 개인적, 사회적 관점에서 더 이상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해도 과연 자가용 차량을 포기하려는 시민들이 얼마나 될 것인가? 차량의 사적 사용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작업은 공유 차량 전환에서 관건이 된다. 더디고 어렵겠지만 이행 과정을 둘 수 있다. 개인 차량의 이용 일수와 도심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첫 단계로 시행할 수 있다.

국제교통포럼의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 평일 중 이틀 동안만 개인 차량의 도심 진입을 허용하는 경우를 실험한 결과 이 조치만으로도 교통 혼잡이나 배출 가스의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는 동안 개인 차량 소유자들이 공유 차량을 체험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도시에서 개인 차량을 운전하는 것이 더 이상 실용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자각을 할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공유 차량으로 자가용을 대체하는 방식을 평일 중 3일 이하로 시행하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봤다.

차량의 사적 소유와 관련해 핀란드 수도 헬싱키 시는 대담한 계획을 발표했다. 헬싱키는 2025년까지 시민 누구도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방법은 공공 및 사적 교통 제공자를 결합해 시민들이 가장 빠르고 값싼 이동 수단을 조합하게 하는 것이다. 헬싱키 시 정부에서 일하는 교통 공학자 소냐 헤이킬라는 지난 6월 24일 웹진‘fastcoexist’에 “시의 역할은 이런 시장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헬싱키 시의 계획에서 버스는 국제교통포럼의 가정과 비슷하게 이용자의 요청에 의해 움직이는 능동적 형태의 교통 수단이 된다. 차량 공유 제안이나 버스 요청, 요금 지불 등 모든 단계가 모바일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까지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차량과 도로, 지하철과 버스 등 모든 교통 시스템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다.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 혹은 ‘지능형 이동성’(intelligent mobility)이다. 통근자들은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없고 미리 차량 공유를 위해 준비할 일도 없다.

공유 차량을 이용하는 것과는 다른 맥락이지만 차량의 사적 소유를 포기한 한 예로 스페인의 소도시 폰테베드라를 들 수 있다. 15년전 이 도시는 도심외곽에 차량 8만 대를 수용할 수 있는 무료 주차장을 만든 뒤 도심으로 차량의 통행을 아예 금지시켰다. 차량이 없어지니 공해가 없어지고, 생활비도 덜 들고, 길 위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됐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시도 2019년까지 자가용 차량의 도심 운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프랑스 파리 시도 지난해 9월부터 ‘차 없는 날’을 도심 일부에서 시행했고, 독일의 뮌헨과 영국의 리버풀도 도심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모두 차량의 사적 소유를 제한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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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모델…해마다 차량 필요 수 2000만대씩 감소

지능형 교통 체계는 차량 이용의 효율성을 높여 필요 차량의 수를 줄인다. 영국 컨설팅 업체인 프로스트 앤 설리반은 지난 6월29일 발표한 ‘자동차 제조와 도시 이동성에서의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혁신’이라는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필요 차량의 수가 2000만대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600만t씩 줄어들 것으로 봤다.

프로스트 앤 설리반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비자 경향이 자동차 소유보다 ‘주문형 이동’(ride on demand)으로 변하는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능형 차량과 도로, 도시 시스템이 통합된 주문형 이동 서비스는 이동의 빈도와 효율성을 높여 다음 10년 동안 매년 자가용(private car) 이동을 3600억㎞만큼 줄일 것이다”고 밝혔다. 차량 이동이 줄면 화석 연료 사용이 줄고 자연히 탄소배출량도 줄어든다.

자가용 차량 수요의 급격한 감소는 자동차 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차량 이용의 효율성과 강도가 높아지면서 자동차 실내 공간의 내구성을 높이는 등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변화에 자동차 업계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주요 차량 제조사들은 교통 흐름과 안전을 향상시킬 차세대 ‘망 연결 자율주행’(connected and autonomous)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공유나 차량 임대에서 여행 계획 앱까지 새로운 이동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독일 BMW그룹이 뮌헨과 베를린, 뒤셀도르프, 쾰른, 함부르크, 빈, 런던, 코펜하겐, 스톡홀름 등지에서 카셰어링 서비스 ‘드라이브나우(DriveNow)’를 제공한 것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차의 사적 소유가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시대가 머지 않았다.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문제 의식도 커지고 있다. 이동의 편리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차량 운행으로 인한 유무형의 비용을 줄이는 대안은 공유 경제에 있다. 공유 경제와 디지털 기술의 결합으로 도시의 삶을 더 평등하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연구해볼 시점이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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